방방곡곡 RC :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편

혼디 드렁, 모다 드렁

섬이 품은 나눔의 힘, ‘수눌음’ 과 ‘김만덕 정신’으로 79년을 이어오다.

제주에는 오래된 말이 있습니다. ‘혼디 드렁, 모다 드렁(함께 들어, 모아 들어)’. 어렵고 힘든 일일수록 서로 손을 나누는 수눌음 문화는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반세기 넘게 이어온 봉사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인구 약 1%의 섬에서 전국 어느 지사보다 두터운 봉사의 역사를 써 내려온 제주지사의 오늘을 들여다봅니다.

제주 땅에 뿌리내린 적십자
제주지사
제주 땅에 뿌리내린 적십자, 79년의 시작

1947년 5월 15일, ‘조선적십자사 제주지사’가 발족되었습니다. 그해 6월 본사로부터 지사 조직 인가를 받으며 본격적인 출범 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제주지사는 재정 여건이 어려워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지 못했고, 발족 한 달여 뒤인 6월 17일에 이르러서야 제주도청 내에 임시 사무소를 설치해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1949년 대한적십자사 조직 법 공포에 따라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로 개편·재조직됐습니 다. 1950년에는 6·25전쟁 피난민 구호를 위해 제주적십자부 녀봉사대를 조직했으며, 1955년에는 청소년적십자단이 도내 6개 학교에서 결성되었습니다. 1950년대 당시 제주는 안과 전문의가 없는 의료 환경이었습니다. 이에 제주지사는 1956년 제주적십자안과의원을 개설해 지역 의료 공백 해소에 기여하였습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제주시 한북로 35 | 064-717-0900

수눌음 정신과 김만덕의 나눔, 제주지사의 두 뿌리

제주지사의 봉사 문화를 이해하려면 제주 공동체의 두 줄기 정신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수눌음’ 정신입니다. 봉사원 집안에 경조사가 생기면 직책에 관계없이 모두가 달려가고, 태풍 피해 복구 현장에서는 다른 단체가 철수한 뒤에도 끝까지 남아 마무리를 다합니다. 또 하나는 ‘김만덕 정신’입니다. 18세기 제주 거상(巨商) 김만덕은 흉년으로 굶주린 도민을 구하기 위해 전 재산을 내놓아 수천 명의 목숨을 살렸습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헌신과 공동체를 향한 책임감, 제주지사는 이 정신을 봉사 문화의 근간으로 삼아 이어가고 있습니다.

4·3의 기억과 함께, 굵직한 이슈마다 현장을 지키다

제주의 역사는 상처 위에서 서로를 돌보는 법을 배워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제주 4·3이라는 비극 앞에서 제주지사는 희생자와 유족을 향한 연대와 지원으로 지역 사회의 치유 과정에 함께해 왔습니다. 1953년 동문시장 대화재 구호를 시작으로, 1959년 태풍 사라호 이재민 1만 2천여 명 구호, 2000년대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 7차례 지원, 2018년 예멘 난민 신청자 의료지원, 2020년 코로나19 취약계층 구호품 지원까지, 굵직한 이슈마다 현장을 지켰습니다. 정태근 지사회장은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지역사회 평화 공동체를 위한 책임감을 갖는 것이 제주지사 모두의 사명”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위한 실질적인 지원 활동에 힘쓰고 인도주의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위에서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것, 그것이 제주지사가 타 지사와 구별되는 특징입니다.

민·관 재난협력 강화와 희망풍차 결연의 온기

제주지사의 재난 대응 역량은 행정기관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강화되어 왔습니다. 제주시·서귀포시와 재난예방 및 긴급구호 협약을 체결하고,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운영과 재난대응봉사회 결성을 통해 입체적인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재난구호 종합훈련 성과를 인정받아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이어 2025년에는 재난안전관리 분야 민관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다시 한 번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또한 2026년에는 읍·면·동 재난담당자와 봉사원 100여 명이 참여한 민·관 협업 회의를 처음 개최하며 현장 중심의 협력체계를 한층 강화했습니다. 2012년 출범한 희망풍차 결연사업은 위기가정·독거노인·조손가정·장애인가구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봉사원을 1대1로 연결하는 맞춤형 복지 플랫폼입니다. 이 사업은 봉사회도협의회의 연중 나눔 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으로 자리매김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1960년 제주지사 2층 건물 준공(1층 안과의원, 2층 지사사무소)
1960년 제주지사 2층 건물 준공(1층 안과의원, 2층 지사사무소)
1964년 태풍 사라호 이재민 복구 주택 입소식
1964년 태풍 사라호 이재민 복구 주택 입소식
2018년 예멘 난민 신청자 식자재 지원
2018년 예멘 난민 신청자 식자재 지원
신사옥 이전과 전국 교류 거점의 탄생

2026년 3월, 제주지사는 제주시 한북로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4,925㎡ 규모의 신사옥과 대한적십자사 인재개발원 제주캠퍼스를 함께 개소했습니다. 재난구호물자 보관시설, 연수 시설, 안전교육 강습장, 봉사원실, RCY쉼터 등을 갖춘 이 공간은 봉사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가꾼 자리이기도 합니다. 개소 이후 경기, 충남, 충북, 광주·전남, 부산 등 전국 적십자봉사회가 연수를 위해 제주를 찾고 있으며, 충청남도지사와는 2025년 6월 업무협약을 맺어 매년 상호 방문하는 정례 교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지사는 신사옥 이전과 인재개발원 제주캠퍼스 개관을 통해 도민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인도주의 플랫폼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봉사원 역량을 키우는 전문 봉사 생태계

제주지사는 봉사 활동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왔습니다. 1961년 전국 최초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조직을 시작으로, 응급처치법 경연대회를 매년 개최하며 도민의 생명 안전 역량을 키워왔습니다. 현재는 응급처치강사봉사회, 수상안전강사봉사회, 심리지원전문봉사회, 재난대응봉사회 등 전문 조직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다층적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1955년 6개교에서 출발한 청소년적십자(RCY)는 7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청소년 인도주의 교육의 터전이 되어왔고, 전국 RCY 학술대회를 유치하는 등 전국적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봉사 생태계가 있었기에 제주지사는 언제나 가장 먼저 각종 활동 현장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봉사원을 마지막까지 예우하는 장례 지원

제주지사만의 특별한 전통 중 하나는 바로 ‘봉사원 관포 지원’ 입니다. 평생 인도주의에 헌신한 봉사원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적십자 관포를 씌워 동료들이 직접 운구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의식입니다. 이는 제주지사가 전국 최초로 시작한 예우로, 공로가 큰 봉사원에게는 최고의 격을 갖추어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명의의 장례(지사장)’를 치르기도 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마지막 순간까지 예의를 다하는 이 문화는 제주의 ‘수눌음 정신’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합니다.
1947년 창립 이후 79년의 세월 동안 제주지사는 거센 태풍과 역사의 상처를 넘어 언제나 도민의 곁을 지켜왔습니다. 과거 의인 김만덕이 기꺼이 전 재산을 내놓았듯, 제주의 적십자 봉사원들은 오늘도 자신의 소중한 시간과 땀방울을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고 있습니다.

1980년대 제주지사 산악안전대 적설기 동계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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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명절 장보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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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사의 의인 장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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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적십자’를 들려주세요여러분의 ‘적십자’를 들려주세요
섬 곳곳에 스민 나눔의 사계절섬 곳곳에 스민 나눔의 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