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와 떠나는 여행

제주에서는
더위도 쉬어 갑니다

집을 나서자마자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이때만 기다렸다는 듯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가 찾아왔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청량한 바다와 초록의 숲으로 더위를 단숨에 제압하는 고마운 섬, 제주도가 우리의 땅이니 말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빛나는 용암 동굴도 시원함을 넘어 서늘하기까지 해 완벽한 피서지다. 때로는 이열치열이다. 제주의 토속음식 고사리육개장과 몸국은 맛은 물론 보양까지 책임진다. 1년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은 섬이지만, 제주행이 특별히 간절해지는 시기는 역시 뜨거운 여름이다.

제주에서는 더위도 쉬어 갑니다

제주에 왔다면 열 일 제치고 바다부터

육지의 그것에 비해 유독 더 짙고 푸른 제주의 바다는 넉넉한 품으로 피서객의 더위를 단번에 날려준다. 지역을 대표하는 협재 해변은 늘 붐비긴 해도 맑은 물빛과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 비양도와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광까지 바다 여행의 모든 것을 담아낸 곳이다. 조용한 피서를 원한다면 제주시 동쪽에 위치한 ‘코난해변’이 제격이다. 아는 사람만 안다는 이 해변의 이름은 ‘코발트 빛보다 낫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코발트블루의 물결과 좁은 백사장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더위를 잊게 만드는 대자연의 선물, 숲과 동굴

바다와 함께 제주의 자연을 대표하는 울창한 숲도 여름에 진가를 발휘한다. 한라산 기슭에 드넓게 펼쳐진 사려니 숲길은 시원한 안식처가 되어준다.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번갈아 상쾌한 공기와 피톤치드를 선사한다. 육지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비자나무 군락지인 비자숲도 명상과 산책을 즐기기에 제주 으뜸으로 꼽힌다. 바다와 숲에서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면 세계가 인정한 용암동굴 속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낙석으로 인해 2년 넘게 폐쇄되었던 만장굴이 지난 5월 말부터 재개장했다. 화산 폭발 후 흘러내린 용암이 빚어낸 이 긴 동굴의 탐방로 끝에는 초대형 용암 석주가 자리해 대자연의 경이를 실감케 한다.자연스레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여정을 경험하게 된다.

육지에서는 접하기 힘든 맛

뭍으로 돌아가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토속음식을 맛보는 것이 제주 여행의 큰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섬의 특산물 고사리를 아낌없이 갈아 넣어 만든 걸쭉한 고사리육개장은 별미 중의 별미다. 돼지고기를 삶아 육수를 낸 뒤 불린 모자반을 곁들인 몸국은 보양 음식으로 통한다(‘몸’은 모자반을 뜻하는 제주어다). 두 음식 모두 ‘우진해장국’이 유명하다. 제주의 진미로 통하는 갈치를 다양한 요리로 선보이는 ‘네거리식당’, 전복 내장으로 밑간한 독특한 네모 김밥의 ‘제주김만복김밥’도 맛집으로 손꼽힌다. 고기국수가 먹고 싶다면 섭지코지 초입에 위치한 ‘가시아방국수’ 가 제격이다.

여행작가 태원준
25년간 100개국 이상을 여행한 베테랑 여행자. 3년 동안 전국 161개 시군 모두를 여행하며 <대한민국 완전정복 가이드북>을 집필했다.
@spaceneedl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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