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곡곡 RC : 서울특별시지사 편

재난을 대비하는 사람들

재난 현장부터 골목길 일상 돌봄까지

1946년 첫 발을 내딛은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어느새 80년에 가까운 역사를 품었습니다. 화재·수해·감염병 등 크고 작은 위기 속에서도 재난 현장으로, 홀몸 어르신의 식탁 옆으로, 새 가방이 없는 아이 곁으로 묵묵히 달려온 서울특별시지사.
1,000만 시민과 함께 만들어온 나눔의 현장이 이곳에 있습니다.

방방곡곡 전국의 적십자를 소개합니다 : 8도 권역별 적십자 이야기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에 걸쳐 전국 8개 권역의 대한적십자사 지사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각 권역의 지사가 저마다의 지역 특성에 맞춰 펼쳐온 인도주의 활동과 봉사원들의 헌신, 지역사회와 함께 써 내려가는 나눔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울특별시지사
서울특별시지사
수도에서 80년, 서울지사의 역사와 역할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는 1905년 대한적십자사 창립을 기반으로 서울 지역 인도주의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1946년 1월 29일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1949년 9월 초대 지사장을 선출하였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에도 구호와 의료 지원을 지속하였으며, 한국전쟁 시기에는 피난민 구호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이후 전후 복구 과정에서 복지·보건 활동으로 확대하고 헌혈과 교육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1970~90년대에는 봉사 조직과 청소년적십자 활동을 강화하고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2000년대 이후에는 안전교육과 재난 대응의 전문성을 높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의료진 방역물품 지원부터 취약계층 위생용품 배포, 자가격리자 비상식량세트 지원, 생활치료센터 구호품 전달까지 총체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2022년 중부 집중호우 수해 구호와 이태원 사고 재난 심리회복 지원, 2025년 영남권 산불과 은평 수해 현장까지 재난이 터지는 곳마다 어김없이 달려갔습니다. 약 1,000만 명이 밀집한 이 도시 안에는 노숙인과 쪽방 주민, 독거 어르신, 한부모·조손가정, 사회적 고립 청년 등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이공존합니다. 서울지사는 마장동 사옥을 중심으로 서부·남부·남동·중앙·북부·서북봉사관 등 거점 시설을 운영하며 재난구호,위기가정 긴급지원, 취약계층 복지증진, 국민안전교육, 청소년인도주의 교육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지사 서울특별시 성동구 고산자로 356
전화 02-2290-6600

서울 392개 동,
봉사원들이 만드는 따뜻한 동네

서울지사 봉사활동의 핵심에는 수천 명의 적십자봉사원이 있습니다. 서울시 427개 동 중 392개 동에 봉사회가 결성되어 있으며, 봉사원들은 매주 약 1,000가구에 밑반찬을 전달합니다. 결연 가구는 서울시 내 3,679가구로, 한부모가정·조손가정·홀몸 어르신 등 복지 사각지대의 이웃들입니다. 여름에는 삼계탕과 열무김치, 겨울에는 김장과 연탄 나눔까지 이어갑니다. 센 불 앞에서 300인분이 넘는 삼계탕을 끓이며 등이 젖는 봉사원들의 땀이 서울지사의 진짜 얼굴입니다. 지난해 서울 서초구에서는 개청 이래 최대 규모의 동 적십자봉사회가 결성되었고, 강서·마포·송파·은평·용산·종로 등지에서도 새 봉사회가 탄생했습니다. 월례 ‘적십자 아카데미’는 체계적 봉사원 교육의 첫걸음입니다.

재난이 닥칠 때 가장 먼저 현장으로

서울지사가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재난 현장입니다. 2026년 1월 새벽,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화재로 인근 주민 약 250명이 대피했습니다. 서울지사는 즉시 긴급재난구호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응급구호세트 140세트를 급파했습니다. 구호급식차량을 이재민 대피소인 구룡중학교에 투입해 500인분의 식사를 제공했으며, 담요·이재민 셸터·마음구호키트 등 구호물자도 신속히 지원했습니다. 현장과 대피소에는 재난심리 상담 부스를 설치하고 심리적 응급처치(PFA)와 재난심리 상담을 병행했습니다. 서울지사 재난대응봉사회는 매년 1박 2일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하며, 무선통신 장비 설치, 긴급구호 물품 전개, 이재민 셸터 설치와 드론을 활용한 피해 현황 파악 방법도 연구합니다.

몸으로 익히는 안전, 재난안전체험관

서울지사는 재난 대응을 넘어 예방 교육에도 힘을 쏟습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재난안전체험관은 개관 이후 1,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교육을 받았습니다. VR 가상 재난 체험, 지진·화재 체험, 생존배낭 꾸리기, 완강기 비상탈출, 심폐소생술(CPR) 실습 등 총 8개 관에서 이론과 체험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운영요원들은 모두 응급처치 강사 자격을 갖춘 전문 인력으로, 대상자에 따라 맞춤 교육을 제공합니다. 체험관 강사 서윤희 씨는 “재난 발생 시 80%의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합니다. 행동하는 20%가 올바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말합니다. 서울시교육청과의 협력으로 초등학생 대상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365일 빈자리 없는 밥상, 따스한채움터

서울지사가 자부심을 갖는 특별한 공간이 있습니다. 2022년 5월부터 위탁 운영 중인 무료급식시설 ‘따스한채움터’입니다. 노숙인·쪽방 주민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365일 하루 평균 약 400명에게 식사를 제공하며, 연간 14만 명이 이곳에서 한 끼를 해결합니다. 새해 첫날에도, 폭염과 한파 속에서도 따스한채움터의 문은 한 번도 닫힌 적이 없습니다. 서울지사는 매년 시무식 대신 이곳에서 봉사활동으로 한 해를 엽니다. 봉사원과 임직원이 함께 떡국·너비아니전 등을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약과·식혜·양말을 손에 쥐여줍니다. “이곳에 오면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사람 대접을 받는 기분”이라는 이용객의 말은 따스한채움터가 추구하는 가치를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2025년 12월에는 종로구 중앙봉사관에 식생활 지원 특화 공간 ‘열린맛나눔터’ 도 개소해 도심권 나눔 활동의 거점을 넓혔습니다.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다

서울지사 활동의 가장 빛나는 단면은 도움을 받은 이들이 다시 나눔의 주체로 나서는 선순환입니다. 기부자 이우영(가명) 씨는 어린 시절 대한적십자사의 긴급지원으로 위기를 극복한 뒤, 따스한채움터를 접하며 나눔에 다시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2024년 매일 1만 원씩 모아 쌀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매일 2만 원씩 적립해 취약계층 아동 100명에게 새 책가방을 선물했습니다. “아이들이 새 학기에 새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순간만큼은 마음이 작아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은 나눔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이유를 담고 있습니다. 개포동 재건마을에서도 희망풍차 결연사업으로 돌봄을 받아온 주민 50명이 각 1만 원씩 모아 희망성금을 전달했습니다. 가수 소유도 아너스클럽, 서울 30호 회원(전국 333호)으로 가입하며 인도주의 가치 확산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봉사원을 키우고, 봉사원에게 배운다

서울지사는 봉사원들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신규 봉사원을 대상으로 인도주의 운동의 이해, 현장 행동요령, 심리적 응급처치(PFA) 등을 아우르는 기본교육을 실시하며, 월례 ‘적십자 아카데미’로 재직 봉사원의 역량 강화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옥 1층 명예의 전당에는 1만 시간 이상 봉사한 153명의 얼굴이 새겨져 있으며, 45년간 5만 9,000시간 이상을 헌신한 봉사원도 있습니다. 김상준 봉사원은 “처음 도움을 받던 이웃의 환한 표정이 잊히지 않아 오늘까지 이어졌다”고, 임영자 봉사원은 “베푼 나눔이 나와 가족에게 고스란히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으로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봉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쌓아온 헌신의 기록이 서울지사 인도주의 활동의 진짜 토대입니다.

국민이 묻고 적십자가 대답하다국민이 묻고
적십자가 대답하다
골목길 끝에서 만난 노란 조끼의 온기골목길 끝에서 만난 노란 조끼의 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