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대한적십자사
생명이 위급한 순간,
달려가는 사람들
성수대교부터 세월호까지, 참사의 현장에서 생명을 지킨 대한적십자사
우리 사회가 크고 작은 재난을 맞닥뜨린 순간마다, 대한적십자사는 그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 생명을 구하고, 이웃을 돕는 일에 온 힘을 쏟아왔습니다. 슬픔과 고난의 한가운데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적십자가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우리가 다시는 겪지 말아야 할 참사들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출근길의 악몽 – 성수대교 붕괴 사고
1994년 10월 21일,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날 아침이었습니다. 서울 한강 위 성수대교를 건너던 차량들은 언제나처럼 출근길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7시 38분, 갑자기 교각 일부가 무너져 내리면서 48m 길이의 다리 상판이 붕괴했습니다. 경찰 승합차와 승용차 2대가 한강으로 추락했고 뒤이어 2대의 승용차와 시내버스까지 떨어지는, 끔찍한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적십자는 사고 발생 직후 적십자 129응급환자센터를 통해 인근 병원의 응급차량을 현장에 급파했습니다. 구호요원들은 군경 구조대원과 함께 생존자 구조에 나섰으며, 서울지사 봉사원들은 3천 명분의 따뜻한 식사를 마련해 구조대원들에게 제공했습니다. 밤낮없이 구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적십자는 구호텐트와 무전기, 생필품을 지원하며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습니다.


도심 한복판의 충격 –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성수대교 참사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또 한번의 비극이 대한민국을 덮쳤습니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0분,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상 5층부터 지하 3층까지 건물 전체가 순식간에 붕괴해, 건물 안에 있던 고객과 직원들은 물론, 인근을 지나던 행인들까지 참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현장을 지나던 대한적십자사 봉사원이 즉시 본부에 사고를 알렸고, 5분 뒤인 오후 5시 55분, 구호요원 40명과 의료진 4명이 현장으로 급파되었습니다. 적십자는 생존자 구조와 응급처치를 진행하는 한편, 담요와 구급물품, 부상자 이송용 장의낭까지 준비해 지원에 나섰습니다. 본사 강당에 긴급상황실을 설치해 병원과 긴밀히 협력하며 신속한 후송을 도왔고, 전국 혈액원을 통해 3,100유니트의 혈액을 공급하며 긴급 수혈을 지원했습니다.
서울지사 봉사원 70여 명은 이동급식차량 2대를 이용해 구조대원과 생존자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했습니다. 구조의 골든 타임을 지키기 위한 적십자의 노력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온 국민이 함께 울었던 날 – 세월호 참사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을 깊은 슬픔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476명이 탄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이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고, 수많은 학생과 승객들이 미처 탈출하지 못한채 차가운 바다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사고 발생 후, 적십자는 긴급재난구호 대책본부를 가동했습니다.안산 단원고, 진도체육관, 팽목항 등 전국 곳곳에 구호소를 설치했고, 수많은 봉사자들이 모여 구호물품 전달, 긴급 급식 지원, 피해자 가족 심리상담에 나섰습니다. 17,833명의 구호인력과 더불어 담요 4,208매, 급식 110,146인분, 생필품 수천 개에 달하는 구호물품이 곳곳에 지원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24시간 운영되는 심리상담 콜센터를 통해 피해자 가족과 국민들에게 정신적 지지를 제공했습니다. 참담한 비극 중에도 적십자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자”는 마음으로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습니다.
참사의 최초부터 마지막까지 희망을 지키는 사람들
대한적십자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대표적인 인도주의 기관입니다. 국가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재해구호법」, 「긴급구조대응활동 및 현장지휘에 관한 규칙」 등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재난 발생 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즉각적인 구호활동을 펼칩니다. 평상시에는 재난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재난구호 종합훈련과 유관기관 협력훈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재난에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펼칠 수 있는 시스템 유지, 재난 관리 매뉴얼 개발 및 교육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것이 대한적십자사의 사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