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 사람들

봉사 가문의
DNA는 다르다

고모할머니로부터 이어진 ‘적십자 봉사명문가’의 3대 이야기

대한적십자사는 제78회 세계적십자의 날 기념식에서 손수애 봉사원 가족을 ‘2025년 적십자 봉사명문가’로 선정해 표창했습니다. 손수애 봉사원을 시작으로 아들 황형철 씨, 손자 황현서 씨까지 3대에 걸쳐 실천한 봉사시간은 총 3,497시간에 달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점엔 25년간 23,108시간 이상을 지역 곳곳에 헌신한 고모할머니 손옥자 씨가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세대를 이어 실천된 이들의 나눔은 누군가에겐 삶의 희망이자, 또 다른 이들에겐 ‘진정한 봉사란 무엇인가’를되묻게 하는 따뜻한 울림이 되었습니다.

고모할머니로부터 이어진 ‘적십자 봉사명문가’의 3대
고모할머니, 한 집안을 ‘봉사의 집’으로 만들다

손옥자 씨는 25년간 23,108시간을 봉사한, 살아 있는 ‘봉사의 전설’입니다. 다문화가정, 재난구호, 장애인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 참여했으며, 척수장애인을 위한 중식 지원, 휠체어 봉사, 여성장애인을 위한 목욕 봉사까지 묵묵히 실천해왔습니다. 달서구협의회 4대 회장으로 봉사 활성화에 기여 했으며,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서문시장 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도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봉사에 나섰습니다.
그 헌신은 수많은 표창으로 이어졌습니다. 대구달서구청장, 대구시장, 행정자치부장관, 보건복지부장관, 대한적십자사 회장 표창에 이어 2021년 대통령 표창까지 수상한 그녀는, 지금도 봉사회 리더로서 후배 봉사자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다리가 불편해도 봉사를 좋아해요. 놀러 가는 것보다 봉사하러 가는 게 더 즐거워요.” 손 씨는 조카 황형철 씨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우리 황 사장은 봉사나 후원에 대해서는 한 번도 거절하지 않고 도와줘요. 그런 마음이 참 고맙고 든든하죠.”

고모할머니 손옥자씨
엄마 손수애씨, 아들 황형철씨, 손자 황현서씨
‘슴슴’했던 경험이 20년, 1,922시간 봉사로 이어지다

손수애 씨는 2005년, 고모 손옥자 씨의 권유로 적십자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슴슴했어요. 근데 하다 보니 좋더라고요.” 그는 20년간 아동청소년,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4세대와 희망풍차 결연을 이어오며, 대구보훈병원 세탁실과 안내 봉사, 거동이불편한 여성장애인을 위한 중식 지원 등 다양한 활동에 헌신해왔습니다. 또한 자녀와 손자들까지 봉사의 길로 이끌며, 명실상부한 ‘봉사 가문’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사장님이자 봉사원, 후원도 실천도 ‘든든’

아들 황형철 씨는 어머니와 고모의 뒤를 따라 2012년부터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경북에서 생활용품 제조업체 ㈜광진상사를 운영 중인 그는 2020년부터 대구 지역 취약계층 150세대를 위한 ‘든든한 도시락’ 사업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조리와 배달에도 직접 참여하며, 실천하는 후원을 몸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의 나눔은 도시락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사랑의 빵 나눔, 지역아동센터 행사, 척수장애인 하계캠프, 여성장애인 급식 지원, 교도소 음식 봉사 등 다양한 현장에 참여하며 나눔의 스펙트럼을 넓히는중입니다. “회사 매출 일부를 후원 예산으로 정해두고 있어요. 성장하는 만큼 지역사회와 함께 나아가겠다는 마음입니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광진상사는 2025년 2분기 ‘경산희망기업’으로선정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무거운 짐도 번쩍, 3대 청년의 봉사 본능

손자 황현서 씨는 형 황윤서 씨와 함께 어릴 적부터 할머니와 아버지를 따라 봉사 현장을 누볐다고 전합니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따라다니다 보니 나도 모르게 하게 된 거죠.” 성인이 된 지금도 두 형제는 ‘든든한 도시락’, ‘사랑의 빵 나눔’ 활동에 함께 참여하며, 무거운 짐은 도맡아 나르고 어르신 봉사자들을 든든하게 돕는 청년 봉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제 또래 친구들은 취업 준비에 바쁘지만, 저는 시간 날 때마다 할머니, 아버지와 함께 봉사하려고 해요.” 황현서 씨는 나눔을 당연한 삶의 일부로 여기며, 봉사의 다음 세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문을 넘어 세대의 유산으로

세대를 잇는 봉사는 단순한 선행이 아닌 하나의 가치관입니다. 도시락을 함께 만들고, 반찬을 나르고, 안부를 전하는 이들의 일상은 누군가에게 삶의 온기를 전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손수애 씨는 “열심히 하다 보니 상도 받고, 가족이 함께하니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꾸준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손옥자 씨 역시 “나처럼 봉사하라고 강요하지는 않아요. 다만, 미래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고 누군가를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요”라고 전했습니다. 앞으로의 봉사활동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들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봉사가 좋아서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게 바로 우리 가족의 DNA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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