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고등학교 JRC에서시작해
50년간 이어온 나눔의 여정

인천지역 법인기부 1호 회원라인테크닉스 예태환 대표
라인테크닉스 예태환 대표는 1993년 창업 이래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 인천지역 법인기부 1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어린이재단과 함께 30년 넘게 아동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JRC 활동에서 싹튼 봉사정신과 따뜻한 기업문화
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위치한 라인테크닉스㈜ 사무실 3층. 예태환 대표(73)와의 만남은 그의 회사 곳곳에 스며든 따뜻한 기업문화를 느끼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1층 로비에는 직원들의 사진과 근속연수가 정성스럽게 게시되어 있었는데, 흥미롭게도 직책이나 부서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직원들이 건의한 거예요. 나이가 많아도 직급이 낮은 게 싫을 수 있고, 생산부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직원이라도 드러나는 건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32년째 회사를 운영해온 예 대표의 경영철학은 ‘상호존중’이다.예 대표의 나눔 철학은 고등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학도를 꿈꾸던 그는 1970년부터 3년간 인천에서 현재 RCY의 전신인 JRC(Junior Red Cross) 활동을 했다. “그때는 모든 게 몸으로 하는 봉사였어요. 자월도까지 가서 마을길을 닦고, 인천 자유공원에서 화장실 청소도 했어요. 학교 간 교류는 물론 함께 봉사했던 경험이 참 소중했습니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예 대표는 당시 JRC 동료들과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 적십자 정신이 기본적으로 배어 있는 거죠.”

창업과 함께 시작된 30년간의 꾸준한 나눔
인하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하고 전기회사에 취업했지만, 예 대표는 33세에 과감히 퇴사하고 현재의 회사를 창업했다. 시대 변화에 발맞춰 반도체 장비 엔클로저, 특수 캐비넷, 에너지 저장 장치 등을 제조하며 미국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Applied Materials), 에머슨(Emerson) 등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하고 있다. 그는 회사 창립 전부터 꾸준히 아동단체에 후원을 이어오며 나눔을 시작했다. “30년이 넘도록 매월 후원금을 보내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요. 하지만 저의 나눔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계속해오고 있어요.”
예 대표는 대한적십자사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의 인천지역 법인기부 1호 회원이라는 특별한 기록도 갖고 있다. “법인기부가 개인기부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쉬워요. 그리고 회사가 성장한 만큼 후원금액도 늘어나는 기쁨까지 있어요.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적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적십자 정신에서 배운 거죠.”
자립준비청년 지원과 세대를 잇는 나눔 교육
예 대표가 특히 관심을 갖고 후원을 지속하는 분야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이다. “보호시설에서 자란 아이들은 만 18세가 되면 홀로 사회에 나와야 해요. 그런데 아이들은 죄가 없잖아요. 이 아이들이 사회에 잘 뿌리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그는 초록우산 후원회장으로 활동할 때 기업체와 자립준비청년의 취업을 이어주는 프로그
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의 회사 역시 서울공고 등에서 온 학생들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어려운 환경의 학생 20여 명을 대학에 보내는 등 교육 지원에 힘써왔다.
예 대표는 자녀들의 삶에도 나눔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했다. 자녀들을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중증장애인시설인 ‘한사랑마을’ 에 종종 데리고 다니며 봉사활동을 함께한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워하던 자녀들도 반복되는 봉사 속에서 일상과 건강의 소중함, 그리고 ‘함께 사는 삶’의 의미를 체감했다고 한다. 예대표의 자녀들은 성인이 된 지금도 각자의 자리에서 본인들만의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진정한 나눔 철학과 다음 세대로의 전승
예 대표에게 꾸준하게 나눔을 지속하는 이유를 물으니 명확한 답이 돌아왔다. “봉사와 나눔은 남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자기의 만족이에요. 또 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부분에서 스스로 뿌듯하고,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데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이죠.”
오랜 기간 적십자와 함께해온 그는 요즘 들어 진정한 봉사정신이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한번에 많은 금액을 후원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주변에 후원을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결연 기간을 단기간에서 중장기로 늘리고,후원 금액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사람이 된다는 그의 철학처럼, 예태환 대표의 삶은 다음 세대에게 전하는 살아 있는 교육이 되고 있다. JRC단원이던 한 소년이 품었던 나눔의 씨앗은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자라고 확장돼 오늘날 수많은 이들의 삶에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다.





